고금리 시대가 좀처럼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은행(Federal Reserve Bank)에서도 아직까지 금리인하 신호를 강력하게 주지 않는 상황입니다. 다른 나라들은 고금리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미국의 실업률 지수는 낮고 주가는 연일 호황입니다. 때문에 미국에서 쉽게 금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또한 고금리로 인해 많은 기업들과 서민들이 고생 중입니다. 그 와중에 뉴스에 자주 들리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PF 즉, 프로젝트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입니다. PF가 무슨 뜻이고, 어떤 것이길래 이토록 자주 들리는 걸까요? 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이번 글에서는 PF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PF의 의미
PF는 대출의 한 종류입니다. 보통 대출이라고 하면 주택담보대출이 많이 떠오를 겁니다. 말 그대로 집을 담보로 대출한다는 뜻인데, PF의 경우 진행할 프로젝트의 사업성과 미래의 현금흐름을 담보로 대출하는 것입니다. 주택이나 사회간접자본(SOC)을 짓는데 수 천 억원이 들기 때문에, 사업주체들은 PF를 통해 자금을 조달합니다.
보통 개인에게 대출해 줄 때는 사람의 신용도를 보고 판단합니다. 직업은 무엇인지, 연봉은 얼마나 되는지, 연체 이력 등이 있는지를 판단해서 대출금액을 산정합니다. 반면 PF는 사업성만을 보고 대출해 주는 것이기에 마켓분석, 금융분석, 기술/건설/운용평가 그리고 법적/구조금융평가를 통해 프로젝트를 평가합니다. 다만, 과거 묻지 마 투자 분위기에 휩쓸려 프로젝트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PF가 시행된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SPC(특수목적법인)
사업을 추진하려는 기업은 특수목적법인 즉, SPC(Special Purpose Company) 먼저 설립합니다.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 PFV, Project Financing Vehicle)의 형태로도 설립합니다. 특정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한 별도의 회사를 세우는 것입니다. 그 뒤 브릿지론 PF와 본 PF를 통해 자금을 모읍니다.
PF에는 사업의 주체인 시행사, 건설을 맡는 시공사, 돈을 빌려주는 대주 그리고 신탁회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습니다. 또한 수익 배분을 위한 계약, 대출 관련 담보계약(부동산 근저당권, 연대보증, 책임준공확약 등) 그리도 부동산담보신탁 등 셀 수 없는 계약들이 이뤄집니다. 미래의 현금흐름에 기대 진행하는 사업이다 보니, 각자의 이익을 확보하기 위한 계약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PF의 리스크
둔촌주공아파트의 공사중단 사태를 아시나요? 둔촌주공은 단군이래 최대 재건축이라고 불렸습니다. 그런데 사업 도중에 5,000억 원 이상의 공사비 증액 이야기가 나오면서 시공사업단과 조합원 간에 갈등이 극에 달했습니다. 이에 공사까지 멈추며, 사업 자체가 좌초될 위기까지 치달았었습니다.
위 사례를 보듯, PF 진행 과정은 리스크가 큽니다. 특히 부동산 PF 리스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장기화되는 고금리입니다. 대출금리가 오르면, 사업비는 더 늘어나고 공사 자체가 진척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한 곳에서 PF 리스크가 터지면, 연쇄적으로 돈을 갚지 못한 주체들의 부도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올해 4월 기준으로 국내의 PF 연체액이 4조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경제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는 만큼, 정부가 굉장히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가 뉴스에서 PF 소식을 자주 듣는 이유입니다.
부동산 불패신화가 있는 한국에서 PF가 우후죽순 생겨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저금리 시기를 지나 거품이 빠지고, 불패신화는 도리어 위기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PF를 통해 자본이 부족해도 사업을 진행할 수 있으나, 자칫하면 참여한 모두가 큰 손실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다가올 PF 위기를 과연 극복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